우리나라에서 고양이를 대중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때는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찾아보면 옛날에도 궁궐에서 고양이를 키웠다는 얘기도 있긴하다.
현대에 와서 고양이가 집안에 들여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30년도 안되었다.
내가 살던 90년대만 해도 강아지를 키우는 집은 있어도 고양이를 키우는 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그런 집이 있다고 들은 적도 없었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주변에 강아지보다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들이 훨씬 많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각종 고양이 용품이 쏟아지고 있고 날마다 새로운 아이템들이 생산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은 자신의 반려묘를 위해 고민하게된다.
그러한 고민들로 고양이를 키운지 어느 덧 5년이 되었다.
지금까지 가장 잘 샀다고 생각하는 고양이 용품이 하나 있다면.
바로 점보 사이즈의 고양이 화장실이다.(참고로 이 화장실을 산지는 2년이 넘었고 그 당시에 찍은 사진들로 후기를 남기는 것임)
옆에 있는 2L 생수병이 마치 500ml 가 된 것 같을 정도로 엄청난 사이즈다. 성인 남성 한명이 들어가 앉을 수 있을 정도.
그렇다면 사람보다 작은 고양이의 경우, 과연 이렇게 큰 화장실이 필요할까?
답은 YES다.
성묘 고양이가 들어갔는데 매우 넉넉하다.
기존에는 한 마리만 들어갈 정도의 좁은 화장실을 사용했었는데 새 화장실을 사용하는 삐쭈의 쾌적한 모습을 보고 나서 진작 바꿔줄 걸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이 화장실 크기에 민감하듯, 고양이도 마찬가지 아닐까.
화장실 크기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고양이는 매우 깔끔한 동물이다. 그래서 더러운 화장실을 싫어하기 마련이다(사람도 마찬가지).
화장실이 좁다면 그곳에 배설을 몇 번만 하여도 고양이 입장에서 배설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럼 당연하게도 다른 곳을 찾아 배설하게 된다(그곳이 이불 위가 되지 않길 바랄 뿐).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며 경험한 일인데, 삐쭈가 이불 위에 실수한 적이 몇 번 있었다(작은 화장실을 사용할 때).
그런데 점보사이즈로 바꾸고 나서 거의 2년가까이 지났는데도 이불위에 실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화장실 크기가 삐쭈의 용변 실수와 관련이 있었을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화장실 크기가 크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
1. 고양이가 쾌적한 자세로 용변을 볼 수 있음
2. 화장실 크기가 커서 용변을 볼 공간이 많아짐(다시 비워줄 때까지 여유가 있음)
고양이 화장실 갯수는 N+1이 되어야 좋다고 한다. 그래서 작은 화장실 2개를 계속 사용해 왔었다.
그러나 경험상 작은 화장실을 사용한다면 고양이 입장에서 몇번만 이용하면 더이상 용변을 볼 공간이 없어지더라.
고양이는 자기가 용변을 본 곳 위에는 중복으로 용변을 보지 않는다.
이미 용변을 본 곳이 있으면 일정거리 떨어져서 보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의 화장실이라면 고양이 입장에서는 '아우 오줌쌀데가 없냐, 주인아 네 이불이라도 내어오거라' 할지도 모른다(개인의 상상).
마음에 들었던 부분. 모래삽 수납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에는 삽을 그냥 구석에 두어야 해서 찝찝했고 고양이가 혹시나 지나다니며 털이 오염 될까 신경쓰였었는데 수납을 따로 하고나서는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었다.(이정도면 결벽인가..)
사용중인 제품명은 캣츠태그 묘래박스(점보).
디자인도 깔끔하고 색상도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약한 부분이 없어 깨질 염려도 없다. 튼튼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화장실 내부도 배설물이 묻더라도 잘 닦이는 편. 이정도면 단점을 찾기가 힘들다.
굳이 있다면, 화장실이 커서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 이건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큰 화장실을 사용하더라도 주의할 점은, 화장실 치우기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최소 하루 1번 루틴으로 해줘야 한다. 아마 모든 집사들은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게을리 한다면 그 다음은 집사의 이불위가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