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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먹었던 추억.

category 음식 (food) 2016. 3. 15. 21:43



군 복무 시절, 늦은 밤 불침번, 경계 근무를 마치고서는 라면을 먹는 것이 전통이었다. 
나는 그 때 스파게티라는 것이 라면으로 나온것에 감탄했다. 컬쳐쇼크였다.
그리고 내 입맛에도 잘 맞았던지, 그것만 주구장창 먹었었다.
밤마다 같이 근무했던 후임이 혼자 라면 5개를 입에 쑤셔넣는 기이한 광경을 보며,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 어떤 선임은, 짜파구리라는 것을 만들어준다며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같이 끓이는 모습을 선보였다.
1개를 먹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무조건 2개이상씩 먹더라.
군에서 삼시세끼 다 챙겨주는데도 이렇게 먹어대는 걸 보니
사람의 탐욕은 끝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같이 살면 닮는다고, 어느 새 나도 같이 라면을 2개씩 입에 쑤셔넣고 있었다. 호로록,
1개도 겨우 먹었던 내가, 2개씩 끓여서 먹게 되는 경이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라면이 정말 몸에 안좋다는 걸 느끼게 되는 일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봤는데 얼굴이 팅팅 부은 것을 보고나서, 계속 이렇게 쳐묵다가는 명이 줄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 후로 라면을 다시 1개로 줄이다가, 밤 근무 이후에는 먹지 않게 되었다.
부식으로 받는 라면도 후임에게 혼자 먹으라고 다 줘버렸다.

먹고싶어도 식사 때만 먹기로 했다.

어느 덧 전역을 하고 사회로 나와 자취를 하게 되었을 때... 다시 라면을 자주 먹게 되었다.
끼니를 급히 채우기 위해, 간단히 먹기 위해 라면을 다시 찾게 되었다.
그러나 건강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라면을 줄이고, 면도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라면(컵누들)을 자주 먹었다.
물론 맛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기름으로 쫙 튀긴 그 고소한 맛은 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일을 하게 되면서 식당에서 저녁 점심 밥을 매일 먹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라면은 저절로 멀리하게 되었고,
식당을 열지 않는 토요일 점심시간만이 라면을 먹는 날이 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짜장라면에 빠졌다.

짜파게티만 먹다가 요즘에 출시된 진짜장이나 짜왕 같은 라면들도 먹어봤는데,

짜파게티와는 다르게 불맛이 나서 독특하고 맛있었다.




이것은 요근래들어 먹은 진짜장. 두 번째 먹는다.
면발이 굵은것이 특징이고 불맛과 단맛이 강하게 나는데, 음 뭐랄까 맛은 있는데 다먹고 나면, 느끼함이 있었다.

짜왕은 한 번 밖에 먹지 않았는데, 내 입맛엔 조금 짠맛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에 먹을 땐 소스 조절에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요즘엔 매주 어떤 라면을 먹을까 고민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된 것 같다.